💌 삶의 의미는 사랑으로부터

2024. 11. 24.

💌 삶의 의미는 사랑으로부터

2024년 11월 25일 월요일

11월의 마지막 월요일 아침입니다. 님은 어떤 주말을 보내셨나요? 저는 주4일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느낀 시간이었어요. 금요일부터 건강검진을 핑계로 연차를 사용한 덕에 좋아하는 친구를 만났고, 처음으로 OP석에 앉아 배우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연극도 봤고, 알찜에 막걸리 한 잔을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불렛저널과 갤러리를 살펴보니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눴던 이야기, 느꼈던 감정의 기록으로 빼곡하더라고요.

저는 저를 지탱해주는 건 '믿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번 주말은 그 믿음을 공유할 수 있는 이들이 가까이에 있음에 감사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살아갈지, 어떻게 사랑할지, 어떻게 즐기고, 어떻게 슬퍼하고 분노할지 나누면서 여러 감정이 스쳐갔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세상을 함께 마주할 동료, 친구, 때로는 가족같은 존재들에게 무진장 고마웠답니다(흑흑).

마찬가지로 이 레터의 존재도 누군가에게는 영감과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기를 바라며, 모쪼록 님의 남은 11월도 힘껏 응원합니다-!🍀

🍽 흥미롭게 섭취한 콘텐츠

1.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있나요?

2. 역사에도 계절이 있습니다

3. 3명으로 유니콘 기업 만들기

4. 가스라이팅에 흔들리지 않는 법

5. 삶의 의미는 사랑으로부터

📚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있나요?

15세의 저는 ‘나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초조했습니다. ‘내 무지를 가시화해 주는 지도가 있다면 앞으로 어떤 책을 어떤 순서로 읽어 나가면 되는지 이정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죠.
지금 보면 아주 얕은 생각이었지만 자신의 무지를 가시화하는 것이 지적 성장의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자각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가시화된 무지’라는 건 ‘진정한 무지’와는 또 다른 개념이 아닐까?’하는 새로운 고민에 빠져들었습니다.
‘나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있다’는 마음으로 책을 펼치는 것은, ‘거기에 대체로 무엇이 쓰여 있는지 대체로 예상된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는 의미니까요.
그러다가 저는 대학원에서 석사 논문을 준비하며 에마누엘 레비나스의 <곤란한 자유>를 만났습니다. 레바나스가 어떤 계보의 학자이고 철학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아무런 정보가 없었습니다.
책 속에 무엇이 쓰여 있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로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저는 하늘을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마디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레비나스는 저를 향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말을 걸었습니다. 그런 책을 만나고 읽는 일이라니, 태어나 처음 하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이해할 수는 없지만 끝까지 읽자고 결심했습니다. 다 읽는 데까지 한 달이 걸렸습니다.
제가 레비나스를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프랑스어 독해 능력과 철학적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인간으로서 미숙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경험 후에는 책 읽는 방법이 바뀌었습니다.
바로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읽는 겁니다. 저자를 가상의 멘토로 삼고 읽어 나가는 것, 내가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 나의 생각과는 다른 것을 마크하면서 읽는 거죠.
그리고 ‘왜, 어떤 근거로 어떤 추론을 거쳐 저자가 이런 식견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물으며 읽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무방비 독서를 40년 정도 즐겁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 [원문] 우치다 다쓰루, 무지의 즐거움 -

책 정보 살펴보기

🌳 역사에도 계절이 있습니다

닐 하우는 저서 <제4의 대전환>에서 우리가 선형으로 진보한다고 믿었던 근현대의 시간을 멈춰 세우고, 역사를 보는 커다란 망원경을 선물합니다.
망원경으로 본 인간의 역사는 마치 봄-여름-가을-겨울 자연의 계절처럼 100년을 주기로 탄생과 각성, 해체와 전환을 반복하죠.
예를 들어 역사적 고조기인 봄에는 공동체가 우세하고 제도를 구축해요. 각성기인 여름에는 그 제도가 공격받고요. 가을의 해체기에는 개인주의가 강화되지만, 전환기엔 겨울에는 다시 공동체가 급부상하고 새 질서로의 격변이 일어납니다.
(닐 하우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은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으며 현재의 위기는 사상 최고의 실업률을 기록했던 1930년대 대공황 시기와 유사해요.
그의 저서 <제4의 대전환>은 ‘지금은 겨울이다’라는 어두운 선언으로 시작하며 미국의 상황을 진단합니다.
현재 미국은 서로에 대해서, 지도자에 대해서 신뢰가 가파르게 감소했습니다. 온갖 음모론이 쏟아져 나오고 선거가 끝나면 패배자들은 선거가 사기였다고 외치며 시위대를 조작하죠. 정당성의 상실입니다.
경제 상황도 좋지 않아요. 젊은 노동자들은 상위 계층으로 이동할 희망을 잃어가고, 아버지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젊은 남성은 절반 이하입니다. 소득이 낮은 층은 아예 독립하지 않으며, 부유한 사람들은 시시포스처럼 뼈 빠지게 일하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역사는 반복되는 계절과 같다고 말하는데요. 최근 주기에서 ‘가을’ 해체기는 80년대 레이건 정부에서 시작해 9.11 테러까지였습니다. 겨울은 2008년 금융위기에서 시작해 팬데믹 이후까지 이어지고 있고요. 이 시기는 앞으로 10년이 더 남았고, 2030년 전후에 끝날 거라고 합니다.
(지나는 동안 힘겨울지라도) 겨울은 역사에 필수적입니다. 숲에는 주기적인 화재가 필요하고, 강에는 주기적인 홍수가 필요한 것처럼요.
2차 대전이 끝난 뒤 찾아온 봄을 상기해볼까요? 이번 겨울 또한 새로운 황금기를 맞기 위해 인류가 치러야 할 대가인 거죠.
(닐 하우는) 지금의 위기를 통과하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가족과 가까이 지내고, 이웃과 친해지며, 자산을 다양화하고, 뉴스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라 강조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강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세대 간 차이와 판단은 오랜 세월 반복되어온 규칙었기 때문입니다. 좋든 나쁘든 젊은이들이 우리의 미래를 대표할 테니, 본인이 하지 못한 일을 다음 세대는 해낼 거라 믿으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입니다.

- [원문]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역사학자 닐 하우 인터뷰 -

원문 읽기

🦄 3명으로 유니콘 기업 만들기

1995년 다음(현 카카오)을 공동 창업해 한메일, 다음 카페 등을 선보인 매쉬업벤처스의 이택경 대표. 그는 2008년 벤처투자자로 변신해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기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오늘의집, 마이리얼트립, 리멤버 등에 투자해 성공했습니다.
(이택경 대표는) 모바일 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가 기존 서버를 대체하면서, (하나의 창업 팀에) 필요한 엔지니어 수는 3명 정도로 줄었다고 말하는데요.
생성형 AI 시대엔 기술 개발, 마케팅, 경영 전략 수립까지 AI가 다 해줍니다. 소수 정예로 창업할 수 있게 된 거죠. 대학에 들어가긴 쉬워졌지만 졸업이 힘든 것처럼, 창업 문턱은 낮아졌으나 성과를 내기는 어려워졌습니다.
그럼에도 창업자의 필수 성공 조건인 ‘의사소통 능력’과 ‘배우려는 태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
이 대표는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면 영업, 마케팅, 투자 유치를 못하는 건 물론,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니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입니다.
더불어 시행착오가 잦을 수밖에 없으니 빨리 배우고 대응하며 자신을 업데이트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성공한 스타트업의 요인은 각기 다르지만, 실패한 기업의 이유는 비슷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입니다. 가장 흔한 경우가 사람을 잘못 채용하고 자금을 관리하지 못하는 것이고, 창업 아이템이 시장의 문제를 엉뚱하게 찾아 pmf를 벗어나 실패하는 경우도 많죠.
결국 중요한 건 특별하고 특출난 스킬보다, 어느 영역에서든 기본이 되는 ‘태도’를 갖추는 것임을 상기합니다.

- [원문] 한국경제, 이택경 대표, "AI로 창업 문턱 낮아져…3명만 있어도 유니콘 만든다" -

원문 읽기

💥 가스라이팅에 흔들리지 않는 법

가스라이팅이란, 타인의 심리를 왜곡하고 조종해 자신을 믿지 못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없게 만드는 심리적 조종이에요.
“너는 너무 예민해.” “네가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그래.””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지도 몰라.”와 같은 문장이 그 예가 될 수 있죠.
현대 사회에서 가스라이팅은 더욱 교묘하고 일상적인 방식으로 나타나는데요. SNS나 유튜브 같은 공간에서는 “몇 살까지 이걸 하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야.”, “30대에 적어도 이 정도는 모아야지”와 같은 말을 흔히 살펴볼 수 있어요.
이와 같은 말들은 집단적인 가스라이팅에 가까워요. 여기에 반복적으로 오랫동안 노출되면 스스로가 부족하다 여기게 되고 자신의 판단 능력을 믿기 어려워져요.
자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의지할 곳을 찾고 자신을 가스라이팅한 사람에게 의존하죠. 가스라이팅하는 사람은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조종하며 자신의 이익을 취하고요.
가스라이팅과 조언을 구별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충고의 형태를 띠고 있어서인데요. 둘 사이에는 핵심적인 차이가 있어요. 바로 '상대의 고유함을 존중하는가'를 따져보면 돼요.
진정한 조언은 우리의 경험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요. 반면 가스라이팅은 우리의 경험과 감정을 부정하거나 평가절하하면서 자신의 관점과 주장, 특정한 선택을 강요하죠.
그런데 불확실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하기 보다, 타인이 내리는 결정과 선택에 안정감을 느끼기도 해요. 스스로 자진해서 타인의 의견에 종속되고, 선택권을 빼앗기며 통제받는 편을 택하는 거죠.
가스라이팅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려면, 나만의 성공과 행복의 기준을 세워야 해요. 내가 원하는 성공과 행복은 무엇인지 질문해보세요. 남들과 달라도 괜찮아요.
또, 나의 경험과 생각, 감정을 꾸준히 기록하는 방법이 있어요. 나에 대한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외부에 흔들리지 않고 나의 중심을 지킬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아니요.'라고 말하는 용기를 내세요.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건 무섭고 두려울 수 있지만, 우리가 진짜 내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니까요.

- [밑미레터] 가스라이팅과 조언을 구분할 수 있나요? -

원문 읽기

💗 삶의 의미는 사랑으로부터
지난 주 출퇴근 길을 함께한 도서는 정혜윤 작가의 <삶의 발명>인데요. 좋았던 문장이 아주 너무 많이 정말 많았던 관계로 나누어봅니다. 💌

📍 “그게 그렇게 중요해?”는 최고로 좋은 질문이다. 사랑 중 최고의 사랑은 버티는 사랑이고 버티는 능력은 중요한 것과 하찮은 것을 구별할 줄 아는 데서 나온다고 하지 않던가.

📍 희망은 정말 묘한 것이라서 희망을 가진다는 게 터무니없어 보이는 곳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된다.

📍 나로서는 그 대답을 찾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희망은 다른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곳을 바라는 열망이다. 희망은 우리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잡고 늘어지는 것이다. 차마 뿌리치지 못하게 하는 어떤 것들이다. 그러니 어쩌랴. 이제는 곁에 없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은 변화뿐인데.

📍 ‘ㅇㅇ를 사랑하게 된 시간에 감사드린다.’ 이 문장에 내 인생 전체가 담겼으면 좋겠다. 사랑할 줄 안다는 것은 시간과 삶이 준 가장 큰 선물이고, 삶의 의미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나오므로. 그리고 삶은 결국 내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말할 줄 알게 되는 하나의 과정이므로.

📍 우리의 임무는 자신을 다른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 보르헤스

📍 만약 어떤 평범한 하루가 유난히 빛이 나는 하루로 기억에 남는다면 어떤 한 순간이 진실했기 때문이다.

- [원문] 정혜윤, <삶의 발명> -

책 정보 살펴보기

독자 의견함을 두드린 목소리 🗣

"부정적인 감정과 잘 지내는 법을 읽고 두 개의 경험이 떠올랐어요. 하나는 인사이드 아웃 2를 봤던 경험이고, 다른 하나는 애인과 불안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이에요. (안 보신 분들은 죄송합니다) 인사이드 아웃 2에서 불안이가 빌런이잖아요?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빌런인 줄 알았던 불안이는 어쩌면 내 감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애인과도 비슷한 얘기를 나눴어요. 미래에 대한 막막함과 불안함에 백기를 들어버리면 우리는 현재의 늪에 빠져버린다, 하지만 그걸 원동력으로 나아간다면 힘찬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슬럼프에 빠질만하면 이 경험들을 떠올리고, 반복적으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요. 그러면 또 금방 힘내서 살아가게 되던데요 ㅎㅎ 사실 요즘 좀 슬럼프가 올랑말랑 하고 있었는데 이번 레터를 보고 다시 한 번 힘을 내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우리가 불안해하는 것들이 별 거 아니라고 여기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번 불안에 사로잡히면 사고가 좁아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힘들겠지만) 한 발자국 떨어져서 생각하면 진짜 별 거 아니거든요. 스스로도 되새기고, 또 그걸 일깨워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 좋더라구요. 저는 불안할 때 그랬습니다 ㅎㅎ.."

🗣 '불안’에 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가까이에 있다니, 정말 건강한 관계를 맺어나가는 분이시군요. :) 저는 불안도 결국 나의 선택이라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 기대하는 바, 이루고자 하는 꿈, 살아가고 싶은 삶의 형태를 그리다 보면 조급함과 불안함이 자연스레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제가 그리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큰 상태인 시기이다보니 더더욱 그렇고요. 그래서 적어주신 것처럼 불안은 필연적인 거고, 또 어찌 보면 이 모든 고민이 ‘나의 선택’이다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건강한 방식으로 불안을 마주하고 계신듯 해서 저도 긍정적인 에너지 듬뿍! 받아갑니다 흐흐. 슬럼프가 올랑말랑 하신다니, 책 한 권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김연수 작가님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인데요. 혹시 읽어보시게 된다면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펭귄 님의 매일을 응원합니다. 🍀

저도 의견 보낼래요!